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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한킴벌리, 대리점 ‘포기각서’ 강요 논란

기사승인 2016.01.25  12: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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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리점주 “포기각서, 억울”vs사측 “합의” 공방…공정위, 관련사건 조사 중

▲ 유한킴벌리대리점주협의회가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유한킴벌리 본사 앞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 자위 남용 등 불공정거래행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비즈넷타임스

[비즈넷타임스=조나리 기자] 취업준비생들이 입사하고 싶은 기업으로 꼽는 대표적 윤리기업 유한킴벌리의 민낯이 드러났다.

유한킴벌리는 최근까지 대리점주들에게 목표를 할당한 후 이를 채우지 못하면 대리점 포기 각서를 쓰게 하는 등 ‘갑 횡포’를 자행해 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욱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등에서 합의에 의한 포기 각서였다는 주장으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져 피해를 호소하는 대리점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25일 유한킴벌리대리점주협의회 등에 따르면 각 대리점은 지난해 7월까지 사측이 정한 목표(목표 할당제)를 달성하지 못하면 2.5%의 판매 장려금을 받을 수 없었다.

또 판매가 저조한 대리점의 경우, 대리점 ‘포기 각서’ 작성을 강요받는 등 갑 횡포에 시달렸다.

대리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몰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사측이 정해준 판매 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했다”면서 “일부 대리점주는 빚까지 내가며 목표량을 채웠다. 장려금은 둘째 치고, 대리점을 유지해야 그나마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사례도 나왔다.

2008년 6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전라북도 전주시에서 유한킴벌리 대리점을 운영했던 박상현(37세/남)씨는 사측이 제시한 판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자 2012년 3월과 2013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당시 해당지역 지사장인 P씨(현 대리점협신본부 지사장)로부터 포기각서 작성을 강요받은 후 각서를 제출했다.

2014년 1월에는 P씨의 후임인 M지사장이 또다시 포기각서를 요구해 세 번째 각서를 제출하게 됐고, 사측은 이를 빌미로 대리점 사업권을 회수했다. 박씨는 현재 당사자들을 강요죄 혐의로 공정위와 경찰에 고소했다.

박 씨는 당시 사건과 관련 “2012년과 2013년 P지사장이 대리점으로 찾아와, A4 용지와 펜을 주면서 포기각서를 부르는 대로 쓰라고 했다”며 “전혀 대리점을 포기할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M지사장 역시, 대리점을 찾아와 ‘더 이상 이렇게 힘들게 하시지 마시고 그만 하시죠’라며 대리점을 그만 둘 것을 요구했다”면서 “이렇게 찾아와서 각서 쓰라고 하지 말고 후임자를 데려와서 합의 하에 정리하게 하던가, 목표를 좀 낮춰주고 1년만 지켜봐 달라고 사정도 했지만 결국 그 자리에서 각서를 쓰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기각서, 오타까지 또박또박 적었다”

본지가 입수한 포기각서 복사본과 녹취서(전주속기사무소)를 분석한 결과, 오타까지 또박또박 적었을 정도로, 강요 정황이 뚜렷했다. 또 M지사장은 박상현씨와의 통화에서 각서를 강요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이는 발언을 했다.

M지사장에게 2014년 1월 제출했던 포기각서 복사본에 따르면 박씨는 ‘유한킴벌리 대리점 효인유통은 일신상회 사유로 인하여 대리점 운영을 포기하고자 합니다. 현재 담당 지역 서신동, 중화산동 일부, 전동, 태평동, 동서학동, 대성리 교동, 구이(면), 진안(군) 지역을 조건 없이 포기함을 각서 합니다.’라고 작성했다.

▲ 박상현씨가 작성한 포기각서 복사본. 사진=비즈넷타임스

박상현씨는 “M지사장이 불러준 데로 내용을 받아쓴 이후 ‘일신상회’라는 단어를 몰라 인터넷으로 검색해 봤다”며 “‘일신상의’라는 표현을 잘못 불러준 것 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씁쓸해했다.

지난해 4월 M지사장과의 통화 내용을 토대로 작성된 녹취서를 보면 강요 정황은 더욱 뚜렷해진다. 해당 녹취록은 속기법에 따라 번문, 표기됐다.

박씨: 지사장님, 저는 떠났지만 권유할 게 하나 있는데요. 포기각서를 양도 합의 하에 진행하거나 아니면 도산에 이르러서 진짜 못 하게 생겼을 때 써야하는데, 지사장님들은 조금 뭐하면 포기각서 쓰라고 와서 그러잖아요.

M씨: 이제부터 안 해. 그거 다 의미 없대.

박씨: 이제 와서 이야기지만 내가 뭐 뒤지는 사람도 아니고, 왜 내가 자포자기 이런 걸 써야하나. 쓸 줄도 모르고, 과거 P지사장님이 찾아와서 2번 썼는데, A4 용지를 줘요. 볼펜을 줘. 그리고 불러줘요. 포기각서. 본 효인유통은 뭐 어쩌고저쩌고 막 불러줘요. (생략) 그게 나중에 가도 잊혀 지지 않는 게, 굉장히 안 좋더라고요. 헤아려주지는 못 할망정 그걸 써서 위압감을 주는 자체가 그건 안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M씨: 맞아. 회사에서 그거 없어졌어.

▲ 지난해 4월 전 유한킴벌리 대리점주 박상현 씨와 M지사장의 통화 녹취서 일부. 사진=비즈넷타임스

▲ 박상현씨와 M지사장의 통화(지난해 4월) 녹취서 일부. 사진=비즈넷타임스
▲ 지난해 4월 전 유한킴벌리 대리점주 박상현 씨와 M지사장의 통화 녹취서 일부. 사진=비즈넷타임스

박씨는 포기각서와 녹취서를 본지에 공개한 후 “각서를 강요하는 행위는 점주들에게 목표 달성을 하도록 위협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같은 상황에서 각서를 받아내 본사에 제출 했다면 결국 강요에 의해 대리점을 포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측 묵묵부답…공정위 금명간 조사결과 발표

공정위는 박상현씨의 고발 사건과 관련, 현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는 2013년 8월 관련사건 접수 후 대질신문 등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2차례 조사를 진행했다”고 언급한 뒤 박씨와 P지사장, P지사장 변호인과의 대질신문 과정에서 P지사장이 ‘박씨로부터 2번의 각서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어 “사실 관계를 확인해 줄 수는 없지만 세 사람의 대질신문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조사 결과는 금명간 나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수서경찰서 역시 관련 고소 건을 접수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박씨는 “최근 P지사장과 그의 변호인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고소 건을 수사 중인 해당 경찰서 관계자는 “조사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유한킴벌리의 입장을 듣기 위해 해당 사건을 담당 중인 홍보팀 관계자에게 22일(금요일)부터 십 여 차례 넘게 연락을 취했지만 사측은 25일 오후 12시 현재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최초 통화자였던 홍보팀 A 관계자 역시 관련 사건에 대해 언급하자 담당자 이름과 연락처만 안내한 이후 통화가 불가능한 상태다.

한편 법조계와 가맹거래 전문가들은 유한킴벌리의 포기각서 요구가 거래상 지위 남용으로 볼 소지가 크다는 의견이다.

권영국(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는 “대리점을 포기하라는 것은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고, 협박은 재산상 손해 또는 불이익을 고지하는 것도 포함 된다”며 “대리점으로 찾아와 포기각서를 쓸 것을 강요하는 것은 형법상 강요죄로 검토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정종열 가맹거래사 역시 “사측이 정해준 판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대리점 계약의 해지를 종용 또는 강요하는 것은 판매목표 강요에 의한 거래상 지위 남용으로 볼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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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리 기자 bitjo@biznet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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