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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3년만의 1심 판결, 또 눈물 흘린 삼성 협력업체 수리기사들

기사승인 2017.01.13  16: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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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수리기사들, 근로자 지위 확인소송 1심 패소

▲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주최로 열린 근로자지위확인소송 1심 판결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비즈넷타임스

[비즈넷타임스=조나리 기자] “이제 겨우 1심 판결이고, 이제 겨우 한 발을 뗐을 뿐입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사법부를 통해 권리를 쟁취하겠다는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투쟁을 통해 부당성을 알리고, 제도를 바꿈으로써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지난 12일 오전 11시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이하 지회)는 서울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자지위확인소송 1심 패소 판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권혁중 부장판사)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수리기사 1천334명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소 제기 3년 6개월 만에 원고 패소 판결했다. 협력업체 수리기사들은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와 협력업체가 형식적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삼성전자서비스와 수리기사 간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가 성립된다”며 소송을 냈다.

지회는 “협력업체는 삼성전자서비스 전현직 임직원들이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에 불과하다”면서 “채용과 인사, 복지, 업무지시 등은 원청인 삼성전자서비스가 실질적으로 관리·감독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 측은 “협력업체들은 독자적인 경영권과 인사노무 관리권을 행사하고 있었다”면서 “기사들에 대한 원청의 직접적인 지휘, 감독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재판부는 이같은 삼성 측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원고들과 삼성전자서비스 사이에 직접적인 근로계약 관계가 성립돼 있거나 삼성전자서비스와 협력업체 사이의 체결한 계약이 근로자 파견계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소속 기사들을 대상으로 교육과 평가를 시행하긴 했다”면서도 “이는 전자 제품 수리라는 특성상 전국적으로 균일한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임직원으로부터 영업비밀 등 서약서를 받은 행위에 대해서는 “양사 간 전산시스템이나 고객정보를 공유하는 만큼 회사의 영업비밀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라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회장은 “수리기사들은 삼성전자서비스가 지급한 공구로 삼성전자서비스가 지시한 고객의 집에 방문,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매뉴얼에 따라 삼성 제품만을 수리하고 수비리 역시 삼성전자서비스에 입금해왔다”면서 “수차례의 단체교섭 과정에서도 협력업체는 노동자의 임금, 노동조건 등에 관해 아무런 결정 권한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삼성은 ‘삼성맨으로서 자부심을 가져라’라고 하면서도 ‘너희들은 삼성 직원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사법부 역시 이같은 삼성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사법부는 간접고용을 확산하고 불법적으로 사용자책임을 회피하는 삼성에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했다.

▲ 박성용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수석부지회장이 향후 지회 측의 투쟁 방향을 설명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비즈넷타임스
▲ 류하경(왼쪽)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와 조현주(오른쪽)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가 라두식(가운데)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회장의 입장발표를 침통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사진=비즈넷타임스

수리기사 측 변호인 “수많은 증거들이 진실 말하고 있어”

애써 ‘이제 한 발을 뗐을 뿐’이라며 마음을 추슬러 보지만 밀려오는 실망감은 감출 수 없었다. 이는 그만큼 오랜 시간 동안 협력업체 수리기사들과 함께 재판을 준비해오고 증거를 모아왔던 변호인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날 조현주(법부법인 여는)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발언 도중 끝내 눈물을 흘렸다. 조 변호사는 “우리는 3년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수없이 많은 증거들을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단 4주 동안 검토한 끝에 16가지 이유를 들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면서 “그 16가지 이유도 검토를 해봐야겠지만, 원고들이 제시했던 증거들은 16가지보다 훨씬 많았다. 수없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청과 협력업체 간의 계약은 도급계약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해주고 있다. 도급계약은 공사현장에서 건물을 짓는 등 일의 완성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이라며 “삼성전자서비스는 홈페이지에 수리기사들의 채용공고를 하고 채용 면접에 참여하기도 했다. 6개월간 교육을 하고, 이후 신제품, CS 등 모든 교육을 시켰었다”고 말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기사들의 미결건수, (재)수리 건수 등의 평가를 하고 결과에 따라 업무시간과 인센티브 지급 등을 직접 결정했다. 이게 사용자가 아니면 뭡니까”라며 “이와 달리 협력업체는 어떠한 기술을 위한 노력도 자본도 투여한 바 없다. 심지어 임대료도 원청에서 지급했다. 이게 도급계약인가”라며 되물었다.

조 변호사는 “이 모든 것들은 삼성 측이 그간 불법파견을 해왔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면서 “바지사장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진짜 사장이 근로자들을 책임질 수 있는 세상이 올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협력업체는 어디까지 삼성의 관리·감독을 받아왔나

삼성전자서비스의 위장도급 논란이 본격화 된 시기는 2013년이다. 수리기사들이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한 해이기도 했었고, 그 전후로도 여러 차례 기자간담회를 개최, 문제제기를 했었다. 당시 은수미 민주당 의원 역시 삼성전자서비스가 통합시스템을 구축해 협력업체를 관리하고 여러 해에 걸쳐 정규직 직원과 협력회사 직원이 혼재된 ‘분임조’를 운영해왔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지회 측은 이 사건 소 제기 직후인 2013년 8월 6일 은수미 의원실과 공동 주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입수한 문서를 통해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고용 증거를 추가로 공개했다.

▲ 2013년 8월 6일 지회 측과 당시 은수미 민주당 의원이 공동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지회 측이 공개한 추가 문건 표지. 해당 문건은 협력회사 직원들의 급여와 직급, 평가제도 등을 담고 있다. 사진=비즈넷타임스

당시 지회 측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는 2005년 지원그룹 경영지원팀 명의로 <서비스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제하의 문서를 작성했다. 해당 문서는 기존에 기술자격수당을 주던 것을 인센티브제도로 전환하고, 수리기사들의 업무 평가를 기존 3단계에서 7단계로 변경한다고 돼있었다.

아울러 “GPA(협력회사)의 인사관리 체계를 확인해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회사운영의 기반을 구축함”이라고 적시 한 뒤 ‘급여제도, 직급/직책 체계:완료’, ‘평가, 인센티브, 승격, 상벌 등: 진행중’이라고 명시했다. 지회 측은 이를 통해 삼성전자서비스가 이미 2005년 이전부터 기업 고유의 인사노무 관련 사항에 대한 계획을 순차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Care Service’라는 개념으로 정의하면서 “당사의 인증을 받지 않는 삼성전자 제품 무허가 수리업체를 대대적으로 조정해 제도권 안으로 유도하고 삼성전자 통제범위에 포함하게 함”, “삼성전자서비스의 신분증, 명찰, 자격증이 없는 수리행위는 불법”, “이로 인해 생성된 가치는 체험 고객의 구전으로 유통돼 구전 마케팅, 소개 마케팅(Priceless Marketing)이 활성화 돼 홈케어 서비스 사업성공의 열쇠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지회 측은 해당 문서를 근거로 “수리기사들에게 삼성의 로고가 있는 작업복을 입히는 이유는 마케팅을 위한 브랜드 관리라는 이익을 위한 행위”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를 “단순한 고객만족을 위한 행위”라는 삼성 측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또한 삼성 측은 은수미 의원이 밝힌 ‘삼성전자서비스가 통합시스템을 구축해 협력업체를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해 왔다’는 내용에 대해 “문제 삼은 매뉴얼은 과거의 것이며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언론을 통해 반박했지만 이날 지회 측은 이 같은 해명을 재반박하며 추가 사실을 공개했다.

실제 지회 측이 공개한 2013년 8월 기준 통합관리전산시스템은 기존 버전과 화면상의 모습만 ‘웹 전용’으로 바뀌었을 뿐 내용과 기능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개된 전산시스템은 수리기사들에 대해 사원번호를 부여하고, 기사들의 이메일과 활동조직, 재직상태, 전화번호, PDA 번호, 직무, 직책, 경력기간, 휴가, 교육, 병가, 경조사 등의 내용 등을 상시적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또한 협력업체와 직원들에 대한 정보 및 정보 수정을 삼성전자서비스 내 ‘정보전략그룹’이 담당하고 있음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은수미 의원은 “삼성전자서비스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표준협회가 시상하는 국가품질상 우수분임조상을 38차례 수상한 바 있다”면서 “삼성전자서비스가 정규직과 협력업체 직원들을 혼재시켜 전국에 630여개의 분임조를 구성하고 이를 관리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삼성 측은 이에 대해 “광주 본사직영 첨단센터 구성원 전부 정규직 직원들”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지회 측은 “삼성 측이 일례로 제시한 광주 본사직영 첨단센터를 제외한 대부분의 분임조의 경우 정규직과 협력업체 직원들이 혼재돼 있다”고 반박했다.

지회 측이 공개한 2013년 8월 5일 기준 삼성전자서비스 분임조 구성 현황에 따르면 △울산(분임조 소속센터): 11명 중 정규직 1명 △대구: 13명 중 정규직 1명 △북인천: 14명 중 정규직 3명 △동수원: 12명 중 정규직 4명 △마산: 11명 중 정규직 1명 △부천 12명 중 정규직 1명 △남인천 11명 중 정규직 2명 △천안 10명 중 정규직 4명 △구포: 12명 중 정규직 4명 △울산 13명 중 정규직 3명 △춘천 11명 중 정규직 3명 등이다. 이들 분임조 센터 모두 각각 2006년부터 2010년 사이 우수분임조상을 수상했다.

해당 내용들은 모두 이 사건 재판부에 증거로 제시됐었다. 지회 측은 1심 판결문을 검토 한 후 즉각 항소할 방침이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6일 열린 국정농단 의혹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 삼성 백혈병 사망사건 및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직원들의 처우 개선과 안전문제 등에 대해 직접 챙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나리 기자 bitjo@biznettimes.co.kr

<저작권자 © 비즈넷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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