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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국회 쟁점법안①] 우후죽순 ‘이재용법’···각각 규제 내용은?

기사승인 2017.02.14  17: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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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비즈넷타임스

[비즈넷타임스=조나리 기자] 2월 임시국회가 쟁점법안 통과를 둘러싸고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재벌개혁 일환으로 여러 경제민주화 법안들이 발의됐고, 이 중 ‘이재용법’ 통과는 최대 관심 법안 중 하나다. 그런데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이재용법은 하나가 아님에도 언론에서 모두 이재용법으로 명명하고 있어 자칫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아울러 아직 발의되진 않았지만 지난 19대 국회에서 발의됐다가 폐기된 이재용법(이학수법)도 이번 국회에서 재발의 될 전망이다. 이에 <비즈넷타임스>는 여러 임시국회 쟁점법안 중 우선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이재용법의 내용들을 살펴봤다.

박용진 의원, ‘자사주 마술금지’ 이재용법 발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7월 같은 당 의원들과 함께 인적분할 회사의 자사주 신주 배정 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상법 개정안(제530조의8 신설)을 발의했다. 이는 대기업들이 회사의 분할 또는 분할합병을 통해 지주회사(모회사)와 자회사로 분리하면서 분할 전 자기주식 비율을 자회사로부터 그대로 배정받아 자회사를 지배하는 식의 문어발식 경영을 금지하기 위함이다.

해당 법안이 발의되자 삼성 등 대기업들은 법안이 통과되기 전 지주사 전환 계획을 서둘러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박용진 의원은 지난해 12월 말 공정거래법 개정안까지 발표했다. 이는 회사가 분할 또는 분할합병을 하는 경우에도 지주회사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즉, 앞서 지난해 7월 발의된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에 대기업들이 회사를 분할해, 자사주 신주배정을 받더라도 공정위법 개정안을 통해 의결권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같은 의지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상법개정안과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신속히 통과돼야 한다. 현재 여야는 상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2월 임시국회 통과 여부를 논의 중이다. 박용진 의원은 이달 1일 정론관 기자회견과 9일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 법안 통과를 거듭 강조했다.

박 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이재용법 통과는 재벌들의 편법적인 승계에 제동을 걸 수 있고, 현재 삼성을 비롯해 롯데, 현대중공업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주회사체제 전환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실제로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삼성전자의 36조원대 자사주로 수십조원대의 주식의결권을 갖게 된다”며 “이는 사회정의와 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일이다. 이 법의 통과는 공정한 시장경제의 대한민국으로 가기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시스

삼성과 현대중공업, 현대차, 롯데 등 10대 그룹과 공정거래법 적용을 받는 오리온, 매일유업 등 중견그룹들도 계획을 잠시 중단하고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특히 법안 통과에 신경이 곤두서 있는 삼성은 지난해 삼성물산 합병 당시 삼성화재가 4.8% 지분의 의결권을 찬성으로 행사했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지배구조 개혁에서도 계열사들의 의결권 행사와 자사주 활용은 필수적이라 발의된 법이 통과되면 실질적인 계열 분리를 촉발할 수도 있다.

채이배 의원, ‘국민연금 부당압력 금지’ 이재용배상법 발의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도 지난 1월 9일 일명 ‘이재용배상법’을 대표발의한 상태다. 해당 법안은 국민연금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거나 연기금 운용에 대해 부정한 영향력을 행사한 자들을 형사처벌하는 것이 골자다. 앞서 채이배 의원은 최순실 등 국정농단과 연루된 이들의 부정재산을 몰수하는 ‘최순실재산몰수법’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채이배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재용배상법 제안이유서에는 “2015년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이 특정 재벌 그룹(삼성)의 경영권 승계에 동원됐다는 문제제기가 이미 있었고, 급기야 최순실 사태가 터지면서 의혹이 사실일 개연성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검찰에 이어 특검에서도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국민연금이 재벌 경영권 승계를 위한 뇌물죄 고리 안에 위치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국민연금은 자체 산정한 적정 합병비율에 따라 합병을 진행했을 때에 비해 3천400억원의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더욱이 이같은 의사결정을 특정 재벌의 이익을 위해 내렸고, 그 의사결정으로 인해 연기금이 손해를 초래함은 물론 국민연금이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국민연금제도의 근간을 훼손한 것”이라고 적시했다.

이재용배상법의 주요내용으로는 △기금이사와 기금운용위원에게 선관주의의무와 충실의무 부여(가입자 이익 최우선) △기금이사와 기금운용위원이 기금의 이익에 반하여 자기나 제3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 △누구든지 기금 운영과 관련해 부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금지하고 위반 시 이득액 또는 기금의 손해액 규모에 따라 형사처벌 및 손해를 입힌 경우 손해배상책임 △사익추구금지나 부정한 영향력 행사 금지를 위반해 취득한 이익 몰수·추징 등이다.

▲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 사진=뉴시스

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류하경 변호사는 “만약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과정에 위법이 드러난다면 합병 자체가 위법이 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당연히 손해를 본 주주인 국민연금과 개별 주주들은 민사적으로 부당이득반환청구나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그 경우 제3자가 얻은 부당이득과 관련해 국가가 몰수도 하겠다고 법률로 규정한다면 손해배상청구나 몰수 두가지 모두 가능하다”면서 “당사자입장에서는 자신이 얻은 부당이득이 곧 주주들의 손해인데 손해도 배상하고 몰수까지 당하면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는 있으나 몰수와 손해배상청구는 별개로써 문제되지 않는 다고 본다”고 말했다.

류하경 변호사는 “다만 국민연금과 개별 주주들의 민사문제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국가가 몰수하기 위해서는 그 필요성 및 정당성 등에 대해 명확히 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영선 의원, 이재용 겨냥 ‘범죄수익 환수법’ 재발의 여부 주목

지난 19대 국회에서 박영선 민주당 의원 주도로 발의된 ‘특정재산 범죄수익 등의 환수 및 피해 구제에 관한 법률안’ 역시도 이번 국회에서 재발의 여부가 관심을 받고 있다. 해당 법안은 재벌그룹 대주주들이 스스로 또는 제3자를 이용해 횡령·배임으로 이익을 챙길 경우 그 이익은 물론 이익에서 파생된 재산까지 모두 국가나 회사에 귀속시키는 내용이다.

특히 소급적용이 가능하게 설계된 법안은 당시 국회를 통과하면 첫 적용 사안이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전환사채(BW) 헐값 사건’이었다. 이재용 부회장 3남매와 이학수 전 삼성 구조조정본부장 등이 누리는 부당 이득을 환수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담겨있어 이재용법 또는 이학수법으로 불렸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소급적용의 위헌논란이 일면서 논의도 되지 못한 채 폐기됐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박영선 의원은 당시 법안을 수정해 재발의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정보통신기술업체인 삼성SDS의 지분을 3차례에 걸쳐 취득했다. 먼저 1996년 삼성SDS 유상증자에서 주주도 아닌 당시 이재용 씨가 44억원으로 7.4% 지분을 인수했다. 주주였던 삼성 계열사들이 액면가로 배정된 주식의 인수를 특별한 이유 없이 포기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999년에는 삼성SDS가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47억원에 넘겨받아 지분을 8.8%로 늘렸다.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발행회사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권 채권이다.

삼성SDS는 새로 발행하는 주식의 제값을 받지 못해 상당한 손해를 봤다. 훗날 이건희 삼성 회장과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김인주 구조조정본부 사장 등이 이재용과 이부진, 이서현 3남매 등에게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저렴하게 발행해 나눠주기로 모의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건희 회장 등은 법원에서 이와 관련해 배임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2013년 12월에는 삼성SDS가 이 부회장이 15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로 있던 통신망 관리업체 삼성SNS를 흡수·합병하면서 이 부회장의 삼성 SDS 지분율이 11.25%로 높아졌다.

2008년 특검이 이 사건과 관련해 이건희 회장 등을 기소하자, 이건희 회장은 대국민 사과 성명을 내고 자신의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 차명계좌 재산의 사회 환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곧 경영에 복귀했고 전략기획실은 미래전략실로 바뀌었으며, 차명계좌 재산의 환원은 8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당초 박영선 의원은 지난해 11월경 소폭 수정한 법안을 재발의할 예정이었지만 아직 해당 법안은 발의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박영선 의원은 재벌개혁의 일환으로 지난 1월 19일 최순실이 개입한 맞춤형 재벌 민원해결법인 ‘외국인투자촉진법’의 환원을 위한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은 2014년 1월 박근혜 대통령과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추진한 법이다.

당시 개정된 내용은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을 막기 위해 증손자 회사를 만들 때 100% 출자해야 하는 내용을 외국회사와 합작으로 증손회사를 설립할 경우에 한해 50%만 출자해도 될 수 있도록 했다. 즉, 공정거래법상 세울 수 없는 회사를 외촉법에 따라 설립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더욱이 당시 최순실은 이 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대통령 수석비서관회의 말씀자료까지 수정했으며, 박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그대로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박영선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에 발의한 개정안은 50%로 완화한 지분율을 100%로 환원하려는 것”이라며 “2014년 개정된 외촉법은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특정 재벌회사와 SK, GS 로비에 굴복한 맞춤형 민원해결법이었다”라고 지적했다. 해당 법안 역시 이번 2월 임시국회 통과 여부에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우 대가성 사면이 특검의 수사대상에 오른 상황에서 더욱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릴 전망이다.

“재벌 죽이기냐” 반발하는 재계···자유한국당 눈치만

이재용법으로 불리는 법안들의 임시국회 통과 여부를 앞두고 다른 대기업들 역시 좌불안석이다. 가뜩이나 ‘최순실 게이트’로 눈총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쏟아지는 재벌개혁 법안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형국이다. 또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대선주자들 모두 재벌개혁 카드를 들고 나오면서 재계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이를 대변하듯 일부 언론은 야당이 ‘재벌 죽이기’에 나섰다면서 기업들의 경영 위축이 우려된다며 지적하고 나섰다. 특히 대기업들이 상법개정안 통과 전에 서둘러 지주사 전환을 마치려고 하자 이를 막기 위해 발의된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관련해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이미 분할을 마친 자사주의 활용도 제한하게 돼 실질적으로 상법개정안의 효력이 발생, ‘소급효 금지 원칙’을 위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는 19대 국회 당시 소급입법 논란으로 폐지 수순을 밟은 박영선 의원발 이재용법의 전처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박용진 의원 등은 상법개정안은 물론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동시에 통과되더라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즉, 두 법안이 모두 통과돼야 소액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인적분할은 물론 오너 주주의 자사주 의결권 활용이 불가능해져, 실제 법안의 실효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 사진=뉴시스

이와 관련해 김성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이미 지주사 전환이 된 기업들도 신주배정은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소급효 위반 지적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다른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입히고 재벌 오너일가의 경영권 강화만을 위한 행태를 막기 위해 일정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은 오히려 정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법안 통과가 질질 끌게 되면 그사이 법의 공백을 이용해 지주사 전환을 마치는 기업들이 생겨나게 될 것”이라며 “만일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이는 정부나 국회가 또 다시 재벌 기업의 횡포를 방치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회의원들이 여야를 떠나서 상황의 엄중함을 고려해 법안 통과에 힘을 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나리 기자 bitjo@biznet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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