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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국회 쟁점법안②] 전속고발권 폐지되나···개혁 대상된 공정위

기사승인 2017.02.17  15: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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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시스

[비즈넷타임스=조나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전속고발권을 지켜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거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의 보완제로 의무고발제가 도입됐지만, 이마저도 시원치 않자 아예 폐지론이 부상하고 있다. 야당에서는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고, 집권여당도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반면 공정위는 전속고발권 사수를 위해 자구책을 내놓는 등 연일 돌파구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공정위, 정치권 전속고발권 폐지 움직임에 ‘초긴장’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선 각각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를 골자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여기에 바른정당에서도 폐지 기류가 감지되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야당은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이 경제권력과 감독기관 간의 결탁 고리로 작용하고, 그 피해는 고스라니 국민에게 돌아갔다면서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1980년 제정된 전속고발권은 공정위 소관법률 위반행위에 대해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 검찰이 공소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후 공정위의 고발권이 소극적으로 이뤄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2013년 19대 국회에서 검찰과 감사원, 중소기업청, 조달청의 요청이 있을 경우 공정위가 의무적으로 고발하도록 하는 의무고발제도가 도입됐다.

그러나 의무고발제도마저도 별다른 실효성을 보이지 않자, 아예 폐지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국회정무위원회 소속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 9월까지 이들 기관에서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한 건수는 12건에 불과하다. 감사원은 고발요청이 3년간 한 차례도 없었다. 그나마 중소기업청에서 2014년과 2015년 각각 5건, 4건, 조달청은 2015년 2건, 2016년 1건의 요청만 있을 뿐이었다.

더욱이 지난 8일 특검은 김학현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소환 조사까지 진행하자 공정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김 전 부위원장은 지난 1월 26일 임기 3년을 채우고 퇴임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전속고발권 폐지를 강력히 반대하기도 했다. 특검은 공정위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있어 강화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처분 주식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삼성에 특혜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전속고발권 폐지를 반대하던 김 전 부위원장이 재벌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공정위, 자구책 내놨지만···실효성은 글쌔?

코너에 몰린 공정위는 전속고발권 폐지를 막기 위해 급히 자구책을 내놨다. 지난 15일 정재찬 공정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의무고발요청 기관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면서 “법정민간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를 포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전속고발권 폐지를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앞서 언급한 의무고발요청제 도입으로 인해 사실상 전속고발권은 폐지됐다는 주장이다. 다른 하나는 고소·고발 남발로 인한 기업의 경영위축이다. 공정위는 상대적으로 법적 대응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이 집중 피해 대상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정치·사법팀 팀장은 “공정위는 전속고발권이 사실상 폐기됐다고 주장하나, 여전히 법은 공정위만이 전속고발권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고, 그게 문제의 핵심”이라며 “더욱이 사실상 폐지됐다면서 폐지를 반대하는 것도 모순적이라고 본다. 공정위가 제도의 효율적인 측면은 고려하지 않고 자신들의 권력을 뺏기는 것에 대한 우려만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무고발요청제도 실효성이 없는 상황에서 사정기관 한 두 개 더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공정위는 여러 기관이 고발요청을 할 수 있다고 항변하지만 시민단체나 피해자들이 체감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고발권이 공정위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문제제기를 하는 데 있어 많은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될 시 중소기업의 피해가 막중할 것이란 주장에 대해서도 옹색한 변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약탈경제반대행동 운영위원인 이민석 변호사는 “공정위가 하는 일이 담합행위 등 공정거래를 제재하는 것인데 중소기업이 무슨 담합을 하고 독점을 하는가”라며 “검찰에 적극적으로 고발을 했었다면 이런 불만이 터져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간 쥐꼬리만한 과징금만 부과하는데 그쳐왔기 때문에 기업들이 마음 놓고 불공정행위를 해온 것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관행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전속고발권은 폐지돼야 한다”며 “물론 공정위가 전문기관이기 때문에 수사권을 줄 수 있지만 그렇다고 검찰의 기소권까지 좌우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지난해 8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SK케미칼, 애경, 이마트에 면죄부 준 공정위의 심의종료의결 발표 규탄 긴급 기자회견’에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등 참석자들이 '공정위 규탄'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기업과 싸우려다 공정위와 싸우는 피해자들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느냐에 대한 논의만 하고 있는 정치권과 달리 공정위에 사건을 접수했던 피해자들은 아예 ‘공정위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공정위의 기업 눈치 보기 정도가 도를 지나쳤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생수업체인 마메든샘물 김용태 사장은 하이트진로음료가 자신의 생수대리점을 가로챘다며 수년간 공정위에 3차례 신고한 끝에 고작 ‘시정명령’을 받아냈다. 애초 김용태 사장은 하이트진로음료의 부당염매행위를 신고했지만 공정위는 검찰에 고발 사안인 부당염매를 인정하지 않고 하이트진로가 김 사장의 사업을 방해했다는 혐의를 적용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김용태 마메든샘물 사장은 “지금은 하이트진로하고의 싸움이 아니라 공정거래법 개정을 위해 싸우고 있다”면서 “공정위 하나만 믿고 있다가 모든 것이 날아갔다. 재산도 다 날리고 가족들도 모두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하이트진로가 나와 거래하는 대리점에 부당염매로 물건을 준 행위를 고발했지만 조사에도 진척이 없고 회의적인 말만 되풀이 했다”면서 “결국 직접 증거를 모아서 보냈더니 엉뚱한 사업방해 행위로 결론짓고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김용태 사장은 “부당염매는 검찰에 의무적으로 고발해야하는 사안이다. 공정위가 대기업을 봐준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하이트진로는 시정명령도 억울하다며 공정위에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솜방망이 처벌만 내렸는데도 소송을 당하고 있으니 공정위의 위신도 말 다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용태 사장은 현재 하이트진로 측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을 당해 재판을 받으면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대기업의 갑질도 문제지만 공정위는 더 문제”라면서 “공정거래법 개정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 김용태 마메든샘물 사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공정거래법 개정 촉구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비즈넷타임스

최근 논란이 됐던 ‘피자헛 어드민피’ 논란과 관련해서도 피해 점주들은 ‘공정위와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다. 지난 1월 3일 공정위는 피자헛 측이 계약서상 근거 없이 어드민피라는 가맹금을 신설, 총 68억원을 부당징수 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5억2천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피해 점주들은 공정위가 늑장 발표도 모자라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종 피자헛 가맹점 협의회장은 “공정위는 어드민피를 계약서에 적시한 후부터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 문제를 제기하면 가맹거래를 해지하겠다는데 누가 사인하지 않겠냐. 이것은 강요행위로 오히려 검찰에 고발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 정상적인 계약으로 보는 것은 ‘봐주기 식’ 결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더욱이 법원은 계약서상 적시 여부와 관계없이 어드민피가 구체적으로 어떤 성격의 가맹금인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반환명령을 내렸는데 공정위가 법해석과 다른 결론을 내렸다”면서 “1+1프로모션 고발건을 취하하면 어드민피는 빨리 결론 내려주겠다고 하더니 질질 끌다가 법원 판결이 나오고 반년이 지나서야 이같이 결론 내렸다”면서 강도높게 비판했다.

온라인 대리점과 차별적 대우를 당하고 있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던 유한킴벌리 오프라인 대리점주들의 불만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3월 유한킴벌리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공정위는 “유한킴벌리는 삼정펄프와 모나리자, 쌍용 등의 업체와 온라인 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면서 “2010~2013년 온라인과 오프라인 대리점의 평균 매입액 등을 고려하면 온라인 대리점에 대한 가격할인은 합리적인 차별”이라고 판시했다.

그러나 공정위가 언급한 기업 중 삼정펄프는 기저귀와 생리대를 제조·판매하지 않는다. 모나리자와 쌍용C&B의 경우도 기저귀만 판매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 기업의 국내 기저귀 점유율은 유한킴벌리에 영향을 미칠만한 수준이 되지 못한다. 유한킴벌리의 시장 점유율은 65%에 달하고 있다. 또한 똑같은 제품을 온라인에서 40%이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된 상황에서 ‘온라인 대리점이 매입액이 높기 때문에 합리적인 차별’이라는 설명은 과정은 무시한 채 결과에만 입각한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유한킴벌리 대리점주협의회는 “공정거래법 1조는 시장지배적지위의 남용과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해 창의적인 기업활동을 조장하고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있다”면서 “과연 공정위가 이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대선주자들도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오는 20일 정무위 공청회를 열고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축소와 관련한 개선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조나리 기자 bitjo@biznet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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