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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국회 쟁점법안③] 무용론 직면한 최저임금위, 이번엔 손볼까

기사승인 2017.02.22  1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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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계, 중립성 논란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선정방식 개선 촉구

[비즈넷타임스=조나리 기자] 최저임금법 개정이 이번 임시국회는 물론 곧 치러질 조기 대선에서도 최대 논쟁거리로 떠오를 전망이다. 노동계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을 시 내년도 최저임금을 논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노사 간 의견 차이로 매년 반복되는 협상 파행 사태를 끝내겠다는 의지다. 아울러 여소야대 국회이자 정권교체를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이야 말로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는 게 노동계의 주장이다. 이같은 여론을 의식한 정치권은 20대 국회에서만 20여개가 넘는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에 노동계는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조기 대선 전까지 개정안 통과를 위한 국회의 압박 수위를 높여갈 방침이다.

인상안들은 발의됐는데...“문제는 위원회 구성 방식”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최저임금법 개정안 중 상당수는 최저임금의 하한선을 설정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전체 근로자 평균 통상임금의 60%까지 인상되도록 하는 내용을 발의했고,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70%까지 인상하도록 하고 있다. 또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체근로자의 50%까지 하한을 두고 2020년까지 1만원 인상안을 발의했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 모두 평균 임금의 50%를 최저임금 하한으로 정하는 개정안이다.

이 때문에 유사 개정안들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합 처리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정당 간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여, 이번 국회에서 무난하게 처리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여당인 자유한국당(전 새누리당)이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데 이어 바른정당에서도 최저임금 1만원 인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상태다. 그러나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은 물론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공익위원회의 결정 방식부터 시급히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노총은 지난 15일 공동성명을 내고 최저임금위원회의 공익위원 선출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며 임시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을 강력히 촉구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노동자 위원 9명, 사용자 위원 9명, 공익위원 9명으로 구성된다. 노동자 위원과 사용자 위원이 협의를 통해 최저임금을 정하되, 협상이 불발될 시 대통령이 위촉하는 공익위원이 중재를 통해 결정하게 된다. 최저임금제도가 시행된 1989년 이후 30여년간 법정시한 내 노사 양측의 합의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문제는 결국 최저임금을 결정해온 공익위원이 사용자 측에 유리한 결정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열린 지난해 7월 15일 밤 근로자 위원들이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구간'과 위원장의 회의 진행 등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며 퇴장,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들은 성명을 통해 “공익위원이 사실상 정부와 사용자 측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매년 최저임금 수준이 낮은 것은 위원회가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익위원은 늘상 노사 간 입장 차이를 핑계로 기계적 중립 또는 거수기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중립성 있는 인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남정수 민주노총 대변인은 “정부가 구성한 공익위원들이 사용자 입장에 기울어져있는 지금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 노사 당사자는 참여하니까 공익위원은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인사들이 참여해야하는데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선임하는 구조다보니 중립성이 떨어진다”면서 “그에 대한 방안은 국회에 위임하거나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현재의 공익위원 선출방식이 변화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최저임금의 공정성은 담보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남 대변인은 “공익위원 선출방식은 물론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미혼 단신 근로자의 생계비’를 산정 기준으로 삼는 현재의 기준도 ‘가구 생계비’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지금처럼 최저임금 수준이 대다수 노동자들의 삶과 동떨어진 금액으로 책정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공익위원의 편향성 논란은 최근 더욱 증폭됐었다. 고 김영한 청와대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업무일지)에서 정부가 사실상 최저임금을 결정해온 정황이 발견된 것. 지난해 12월 언론을 통해 공개된 김영한 전 수석의 2014년 6월 20일자 비망록에는 ‘내년도 최저임금액 7% 인상 선’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당시 최저임금위는 2015년에 적용할 최저임금을 논의하고 있었다. 실제로 공익위원들은 일주일 뒤인 6월 27일 7.1% 인상(5천580원)을 최종안으로 제시했다. 최저임금이 청와대의 각본에 따라 결정된다는 의혹이 더욱 짙어진 것이다.

노동계 “이번엔 기필코...최저임금 1만원 보장하라”

양대노총과 시민사회단체는 최저임금 심의 및 교섭이 6월에 집중되기 때문에 이번 임시국회에서 최저임금법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올해 최저임금 1만원을 반드시 실현시키겠다는 의지다. 이미 지난해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수년 내에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당시 새누리당도 최저임금을 최대 9천원까지 인상하겠다고 밝혔다가 다시 번복하면서 빈축을 샀지만, 대선이 다가오면서 눈치보기에 돌입한 상태다.

▲ 최저임금연대,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 회원들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최저임금법 개정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시민단체에서 체감하는 분위기는 정치권과는 온도차가 난다. 오는 3월 2일 종료되는 임시국회도 막바지를 달리는 데다 사실상 3월부터는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기 때문에 9월 정기국회 전에 또 다시 임시국회가 개회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이가현 알바노조 기획팀장은 “지난해만 해도 당시 새누리당에서 최저임금 9천원을 약속했다가 번복하고, 야당에서도 차후 문제로 다루는 등 쉽지 않은 분위기 였다”면서 “현재 여야가 올해 1만원 인상으로 합의를 본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마냥 긍정적인 결과를 기다리기에는 이른감이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이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선언해도 사용자 측에 기울어져 있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일들이 반복돼왔다”면서 “이번에도 아무리 여야가 대선을 앞두고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겠다고 공약해도 6월 위원회에 가서는 어떻게 결정될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가현 팀장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더욱 긴장의 끈을 조여야 한다”면서 “특히 조기 대선을 앞두고 있는 지금이 최저임금 1만원을 외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본다. 임시국회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대선때까지 최저임금 1만원 쟁취를 위해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올해 법정 최저임금은 전년 보다 440원 오른 6천470원으로, 월(月) 단위로 환산하면 135만2천230원이다. 이는 지난해 9월 임금근로자 평균 급여(333만4천원)의 40.5%에 불과하다. 한국노총에 따르면 도시근로자 가구당 인원수인 3.23명에 대한 생계비 추산 시 460만1천370원이 도출된다. 저임금 근로자의 대다수가 가계 생계를 책임지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최저임금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현재 월 150만원 이하를 받는 저임금 노동자는 500만명에 육박한다.

남정수 민주노총 대변인은 “지금까지 최저임금위원회를 통해 전년보다 소폭 인상으로 그치고 있지만 노동계의 요구는 최저임금 1만원 관철”이라며 “이를 월 단위로 환산하면 209만원인데 최소한 이정도 수준은 확보돼야 현재의 저임금 구조를 타파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정상화야말로 재벌독식 구조를 혁파하는 밑거름이라고 생각한다”며 “임시국회가 성과 없이 끝나더라도 6월 전에 조기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대규모 운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사용자 측의 반발이다. 최저임금위원회에 출석하는 사용자측은 매번 임금동결을 주장하며 최저임금 인상 시 신규채용 축소와 인력 감축이 초래될 것이라는 ‘협박성’ 경고를 하고 있다. 남 대변인은 “아르바이트 업종 중에도 대기업 계열사의 체인점이나 프랜차이즈 업종들은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풀어야 한다”면서 “문제는 영세한 자영업자들이다. 이들이 감당해야하는 문제 역시 풀어야 할 과제로 인정하고 해법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최저임금이 6천원대임에도 자영업자들이 어렵다고 하는데 이는 자영업자들이 처한 문제의 본질이 최저임금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포화상태에 이른 자영업자들이 임대료 폭탄이나 내수경기 침체 등 구조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이같은 문제들을 외면하면서 단지 최저임금 인상 탓으로 답을 내리려는 것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출퇴근 산재보상 개정 언제?···헌재 결정에도 묵묵부답 국회

노동계에서 이번 임시국회에 처리를 촉구했던 법안은 최저임금법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평등원칙 위배로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은 산재보험법 개정 역시 주요 사안으로 꼽힌다. 헌법재판소는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을 이용해 출퇴근하다 재해를 입은 경우에만 산재로 인정하는 산재보험법 37조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이에 국회는 올해 12월 31일까지 산재보험법을 개정해야 한다.

▲ 출근길 시민들. 사진=뉴시스

국회에서도 이와 관련한 여러 개정안들이 발의된 상태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 이찬열 무소속 의원 등이 관련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달 초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의 반대로 개정안 처리가 불발되면서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680여건의 출퇴근 사고가 발생하고 있지만, 기존의 엄격한 잣대 탓에 연평균 66.5%가 산재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지난 9일 5개 정당과 국회 환노위 의원 16명에게 공문을 보내고 2월 국회에서 산재보험법과 최저임금법 등 주요 노동현안 처리를 촉구하기도 했다. 또 민주노총과 공동성명을 통해 “임시국회에서 산재보험법 심의 통과 여부가 불확실해지면 향후 졸속 처리로 노동자가 부담하는 피해와 현장에서의 혼란이 가중되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2018년부터 개정법이 적용되려면 2월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국회를 압박했다.

임성호 한국노총 산재보상국장은 “지금의 작태를 보면 국회가 헌법재판소를 무시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면서 “내년에 개정안을 시행하려면 지금부터 준비 인력과 조직이 준비돼야 하는데 그것부터 미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되다가 개정시한에 쫒기다 불완전한 법안이 통과될 경우 그로 인한 피해는 노동자들이 입게 되는 것”이라며 “이번 임시국회에서 논의가 되지 않는다면 그에 따른 혼란에 대해 국회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국장은 산재보험법의 개정방향에 대해 “헌재의 결정은 교통수단에 따른 차별을 하지 말라는 것이고, 여전히 중과실 여부나 직종 등의 제한은 남아있다”면서도 “이번 기회에 아예 이러한 차별적인 독소조항을 없애기를 촉구하고 있다. 이는 국회가 할 일이고, 형평성을 맞추라는 헌재의 취지에 따른다면 충분히 개선 가능한 문제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조나리 기자 bitjo@biznet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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